영화 [사람과 고기]를 보고
폐지를 줍고 채소를 팔며 살아가는 세 노인. 이들은 돈을 내지 않고 고기를 먹는 작은 일탈을 함께하면서, 잠시나마 살아 있다는 기쁨을 느낀다.
무전취식은 분명 잘못이다. 그런데 그들을 쉽게 나무랄 수 없었다. 그들이 정말 원했던 것은 고기 몇 점이 아니라, 누군가와 마주 앉아 따뜻한 밥 한 끼를 먹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.
불판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세 사람의 표정도 조금씩 살아난다. 혼자일 때는 버텨야 했던 하루가, 함께 있을 때는 웃을 수 있는 하루가 된다.
영화를 보며 노년의 가난보다 외로움이 더 서글프게 다가왔다. 돈이 없는 것보다 안부를 물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. 아파도 찾아올 사람이 없고, 죽어서도 곁을 지켜줄 사람이 없다는 것.
그 장면들 앞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쳤다. 원래가 눈물이 많은 감성탓인지.
나이가 든다고 먹고 싶은 마음과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까지 늙는 것은 아니다. 오히려 함께 밥을 먹을 한 사람이 더 절실해지는지도 모르겠다.
사람은 고기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.
그러나 누군가와 나누는 고기 한 점은,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할 수도 있다.
영화가 끝난 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과 밥 한 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어쩌면 우리가 서로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위로는, 말없이 그 사람의 맞은편에 앉아주는 일인지도 모르겠다.